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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부 승인'
유럽 연합 경쟁당국이 3년 넘게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승인했습니다. EU의 이번 결정은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입니다.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객 부문에서는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 노선을 이관받아 실제 운항을 개시하는 것이 조건인데요. EU라는 큰 산을 넘으면서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마지막 관문인 미국의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기업 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양사의 매출 합계는 20조 원대에 이르며, 대한항공은 앞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주력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기업 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두 회사 합병에 따른 LCC 지각변동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함에 따라 국내 저비용항공사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합병을 마무리 한 뒤 통합 저비용항공사 출범을 추진할 계획인데요.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해 한진칼 → 통합 FSC → 통합 LCC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분을 인수한 뒤 인력과 장비를 통합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합니다. 통합 LCC 출범으로 인해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차지할 경우 평균 매출이 1조 원 이상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화물사업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입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EU에 반납하는 운수권과 슬롯을 넘겨받아 장거리 운항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올해 마무리 될 전망이 나오며 국내 항공시장 지각변동이 치열하고 크게 올 것이 예상됩니다.
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원하고 있는가?
대한항공이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이유를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인수합병 이면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방어 포석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조원태 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며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 원의 자본을 유치받았습니다. 그때 당시에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인 한진KAL의 지분을 두고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에 있었습니다. 이때 산업은행이 한진KAL에 8000억 원을 투자하며 강력한 우호 주주로 등장하자, 3자 연합은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났습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KAL 지분이 변수가 되는데요. 10.58%에 달하는 한진KAL지분을 산업은행이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6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 연례에서 "우리는 인수합병에 100%를 걸었다.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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